슈우우우우웅

토끼를 쫓아 뛰어든 구멍 속,

개연성을 찾아볼 수 없는

무수히 많은 물건들이

물리의 법칙을 무시한 채
그녀 주변에서 어지러이 흩날렸다.

쿵!

온 땅굴을 울리는 충격에
테이블에 쌓여있던 사과들 중 하나가 튕겨나갔다.

“이런, 실례! 처음 떨어져봐서 밑을 못봤지 뭐야.
어서 제자리에 끼워놓아야겠다.”

으앗!! 손..이 미끄러졌나..?”

“그럼 다시...”

“아니;;!!!”

“이익....!!!!!!!”

“사과 너...너 일부러 그러는거지!!!”
“흐어어어어엉!!!!!!!”

뜻대로 되지 않자 서러움에 펑펑 울던 앨리스는
자신의 눈물에 휩쓸려 어디론가 떠내려가기 시작했다.

"앨리스!"

"앨리스!"

"우리랑 놀자 똑딱똑딱!

우리랑 돌자 빙글빙글!"

하지만...

앨리스는 꽥꽥 노래를 불러대는 새들이 넌더리난다는 듯
고개를 내저으며 해안가 숲으로 들어가버렸다.

그리고 그 안에서 그녀를 맞이한 것은

정렬과 깔끔함 따위는 찾아볼 수 없이 널브러진 수많은 이정표들이었다.

"흐으음... 이거 도저히 그냥 못두겠는걸.."

"... ..."

"이렇게 이렇게 정리하면..."

"...크으으, 바로 이거ㅈ..! ..응?"

"엥????"

"꺄악 진짜!!!! 거슬린다고!!!!!
이건 또 왜 이러는거야 대체!!!!!!!"

그때,

"감히 내 정원을 망가뜨린 놈이 누구냐!!!"

"옳지, 바로 네놈이로구나."

"사형!!!!!!!"

아, 안돼...!"

"앨리스!"

"앨리스!"

"..으음... 어..?"

"흐어앗!!! 헉헉..."

"안좋은 꿈이라도 꿨니, 앨리스?
아주 세상 모르고 자더구나."

"나와 독서를 한 것 치고는 땀이 흥건한걸."

"..으응, 휴.....
정말, 너무 끔찍한 꿈이었어..."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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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장애란?

강박장애(強迫障礙/強迫障碍, 영어: Obsessive-Compulsive Disorder, OCD)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떤 특정한 사고나 행동을 떨쳐버리고 싶은데도 시도 때도 없이 반복적으로 하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만약 앨리스가 사소한 일상의 어긋남과 불규칙성에 견디지 못하는 이 강박증을 가지고있다면 원더랜드에서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될까?라는 상상을 하며 이야기를 재구성해보았다.

..혹시 이 페이지를 보는 동안
당신도 분노를 느꼈다면,...

으악, 잠깐..!! 진정해..!!!!!!
– =͟͟͞͞ =͟͟͞͞ ヘ( ´Д`)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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